여태껏 살아오면서 경험한 알바 종류만 대충 세어봐도... 15가지 이상은 되는 것 같다. 정확히 군대 다녀오고 나서 10가지 해봤고 이후에 어쩌다 보니 알바를 해야 하는 상황들이 생겨서 추가적으로 더 경험해 보게 되었다.
솔직히 막노동은 공사 많은 공병대에서도 전투공병으로 군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공사판도 많이 해봤어서 막노동도 경험이 있다고 보는 게 맞는데... 몇 백 개 넘는 계단에서 포대에 돌 한뭉탱이 가득 담긴 거 수백 개 날랐다고 하면 대충 짐작되리라 본다. 물론 이것 말고도 많다.
아무튼 알바로만 보자면 택배상하차, 마트 공산품, DMO(뷔페 설거지) 이 3가지로 꼽아서 순위 배틀(?)을 한번 붙여보고 싶었다.
호텔 연회장도 있고 공장 알바도 있고 쿠팡 상하차도 있고 하지만, 놀랍게도 내가 해본 알바 중에 가장 오래한 알바들이 이 3가지라 할 말이 많기도 하고 빡센 알바 중에 상위 티어는 맞기 때문에 이 3가지로 이야기해 볼 것이다.
일단 '택배상하차 VS DMO'라고 한다면... 나는 DMO이다.
그렇다면 DMO냐 '마트 공산품'이냐 한다면... 나는 그래도 DMO를 선택할 것 같다. 근데 그렇다고 DMO는 괜찮은 편이냐, '전혀 아니다.'
근데 왜 DMO냐, 다른 두 가지에 비해서 비교적 '분업이 잘 되어있다.'
알바든 직장이든 사업이든 장사든 프리랜서든 사회 경험 해보면서 명확하게 알게된 것 한 가지는 '잡일이 제일 힘들다는 것'이다.
물론 뷔페 DMO도 잡일이 있는데 비교적 DMO 관련해서 잡일이 있고 주요 업무는 아주 명확하다. 바로 '설거지'이고 설거지만 해도 미친 듯이 쌓이고 쏟아지기 때문에 일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그렇다고 설거지만 하는 건 아니다. 다른 일들이 좀 있고 아주 가끔 주방보조를 할 수도 있고 DMO의 경우는 마감을 해야 하는데 마감이 미친다. 근데 그것도 거의 설거지가 주요 일과이고 마지막에 DMO 기계 정리, 청소, 기타 등등 몇 가지 있지만 거의 머리 쓰는 일도, 사람 상대하는 일도 없고 몸만 힘들다. 그게 최대 장점이다.
위에서 조건을 빼먹었는데 전부다 '장기적으로 일할 때' 기준이다. 이 조건을 지금 명시하고 DMO의 경우 장기적으로 보자면 몸 나간다. 생각보다 무거운 것들도 많이 있고 자주 들고 나르고 닦고 해야 한다.
또, 계속 서있어야 하고 정말 진이 빠진다고 하면 DMO가 1위인 것 같다. 물론 몸 나가는 것은 공산품도 택배상하차도 똑같은데 택배상하차가 어나더레벨으로 몸 나간다.
그냥 하루 만에 온몸에 바늘이 박힌 듯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 물론 이것은 상대적인 것이고 체력이 좋은 사람은 조금은 나을 수 있지만 이건 근육보다 안 쓰는 근육들을 쓰는 일이고 사실 모든 육체노동이 다 그렇다.
'노동'과 '운동'은 다르기 때문.
택배상하차의 경우는 잡일이라고 하면 마무리 정도이다. 테이프 들고 다니면서 수선 정도 하거나 회수, 청소 이 정도가 마지막에 기다리고 있고 사실상 주 업무가 명확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일반 택배 상하차 기준'이다. 쿠팡 같은 곳은 또 다르다. 재밌게도 쿠팡 상하차도 잠깐 해봤는데 뭐 딴소리이니 패스하겠다.
아무튼 택배상하차가 앞서 몸 나가는 정도가 다른 두 가지에 비해 어나더레벨이라고 했는데 진짜로 어나더레벨이고 몸이 못 버티기가 쉬운데 그냥 몸 나간채로 계속하다 보면 적응하는 것뿐이다.
매일매일 미친 강도의 일을 하게 되지만!...
왜냐, 마트 공산품은 '몸도 힘들고 머리도 힘들고 인간관계도 있다.' 좀 주옥 같은 것들이 있는데 여기서 마트 공산품도 기준이 다 다르다.
일단 대형마트 기준으로 말하는 건 아니고 내가 경험해 본 건 뭐... 중형마트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대형마트 출신의 분들도 많이 일했어서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장단점이 있었다. 이 부분까지 이야기하기는 좀 너무 기니까 패스하고 명시는 했으니까 그냥 공산품이라고 표현하겠다.
공산품이 정말 뭣같은 게 뭐냐면 주 업무는 확실하지만 주업무 말고도 잡다한 일들이 많고 머리 쓸 일들이 있다. 즉, 배워야 하는 것들이 자잘하게 많이 있다.
몸만 힘들면 그나마 괜찮은데 머리도 써야 하고 몸도 힘든데 마트 직원 간의 관계도 있고 외부에서 브랜드 직원들 또 오는데 그 직원들과의 관계도 있다.
그러니까 다 똑같이 잡일 있고 힘든 건 똑같은데 아무래도 공산품 알바 취급이 가장 좀... 머시기한 게 있기는 하다. 이렇게 말하면 손가락질 당할 수도 있는데 공산품 알바 쪽이 비교적 젊은 친구들이 지원하는 쪽이기도 하고 캐셔분들은 거의 다 내 엄마 아빠뻘이다.
점장, 부점장은 경력이 너무 높고 공산품 알바가 하는 일도 상당히 허드렛일에다가 진짜 진절머리 나는 '일일배송'건이 아침마다 기다리고 있는데 물품 종류만 해도 엄청나게 많은데 그걸 다 위치 외워가지고 진열해야 한다. 그냥 브랜드 중형마트 같은데 가보면 야채도 있고 스낵도 있고 물건도 있고 온갖 것들 다 있는 거 봤을 것인데 그거 거의 다 진열한다고 보면 된다.
그걸 또 그냥 진열만 하는 게 아니라 주기적으로 규칙이 바뀐다. 참고로 냉동창고도 들어가야 한다. 아이스크림 등등
차라리 화끈하게 큼직큼직한 거 옮기면 모르는데 큼직한 것도 있고(쌀 같은 거) 자잘한 것들도 있고 온갖 종류별 크기와 형태들 또 각각의 진열 방법들 다 있다.
아주 진절머리가 나는데 컴퓨터도 다뤄야 하고 심지어 '카운터도 배워야 한다.' SSIBAL 이건 아니잖아... 투잡이라 머리라도 편하려고 왔더니 공산품 자체도 머리 쓸 것들이 있는데 카운터까지 보라고 해서 나는 어찌어찌 안 봤다. 근데 관례 같이 공산품들이 원래 한 번씩 봐주긴 한다고 한다. 뭐 캐셔 화장실 가거나 땜빵 때우거나 등등
매우 솔직하게 말해 개념 없는 나이 많으신 분 있으면 본인 일이지만 무겁다고 "이것 좀 들어서 저기다 놔줘" 이런 사태들도 발생된다. 그것만이 아니라 외부 직원들은 또 사실상 영업직이나 마찬가지라서 자기내 물품 많이 구매해 달라고 막 냅다 주문해 놓고 가기도 한다. 재밌는 건(?) 그 직원은 다음날 휴무. 어, 다 공산품이 해야 한다. 물론 전부다 케바케다.
아 이거 순간 당시 생각이 떠올라 빡이 돌아서 TMI가 길었는데 다른 두 직종도 디테일하게 말하자면 할 말이 너무 많다. 근데 순간적으로 공산품 이야기하다가 너무 깊이 빠진 것 같다.
하... 와 이거 진짜 고민 너무 된다.
택배물류상하차는 진짜 몸이... 물론 마트 공산품의 경우, 소질이 있는 사람도 있다. 흔히 말하는 '일머리 좋은 사람'이 공산품 잘할 거다.
근데 여기서 또 재밌는 게 그렇게 일머리 좋은 친구가 있었는데 일머리가 좋아도 탈주하더라. 물론 그냥 그만둔 건데 내가 볼 때는 탈주였다. 어, 사회경험 쌓인 사람이면 다 알지... 그만두는 이유... 중에 뭐가 핑계인지.
심지어 마트내 또 외부 직원들과도 사이가 좋았는데도 그만두더라. 뭐 왜 그런 것인지에 대해서는 너무 솔직하게 쓰진 않겠다.
그리고 적응하면 또 나름 괜찮을 때도 있다. 교류 자체는 없지만 또 아예 교류가 없다고는 볼 수가 없고 적응하면 할수록 일이 이제 수월해지는 것은 있다. 말 그대로 머리가 수월해진다는 것이지 몸이 편해진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무한 반복이기 때문인데 이제 한 번씩 변수들이 들어온다. 마트 행사 같은 거 봤을 것이다. 그거 하나만 있어도 마트 직원들은 일이 더 생긴다고 보면 된다.
아무튼 와~... 진짜 주절주절 계속 써 내려갔는데도 확실하게 선택을 못하겠다...
마트 공산품도 몸 나가는 거 똑같고 힘쓰는 일이라 은근히 다칠 일들도 많이 있다. 그래서 항시 조심해야 하는 일이다. 오히려 택배물류상하차가 뭐... 안전하다는 게 아니라 그런 뉘앙스.
와 근데 정말 선택하기가 힘든데 와 미치겠다. 도저히 선택 못하겠다.
DMO는 선택할 수 있는데 공산품하고 택배물류상하차는 선택을 못하겠다.
근데 또 이렇게 하면 DMO가 상대적으로 쉬워 보일 수 있는데 그건 아니다... 다만, DMO가 그래도 주 업무가 명확해서 그렇다.
명확한 것만 따지면 택배물류상하차가 더 명확하지만 몸 나가는 수준이 그냥 절대적 1위라서 그게 문제인 것이지, 만약에 강도가 조금 낮은 택배물류상하차면 나는 DMO 말고 택배물류상하차 선택한다.
DMO는 장기적으로 갈수록 진짜 정신적으로 미쳐버리는 수가 있다. 사람 돌아버리는 순간이 온다. 그 순간을 이겨내면 더 하는 것이고.
머리 쓰는 거는 뭐 몇 가지 외워야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도 굳이 외우지 않아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혀지는 것들이다. 다 필요 없고 몸만 계속 쓰면 된다.
근데 마트 공산품은 아무리 익숙해져도 계속 머리 쓸 것들이 있고 조잡하다. 그러니까 뭐 생각을 오래 하는 계산을 한다거나 그런 머리 쓰는 게 아니라 진열을 할 때 라든가 그런 것들이 있다. 진열을 하는 게 단순하게 몸만 쓰는 게 아니라 조금의 두뇌회전은 필요하다. 그래서 일머리 좋은 사람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택배상하차도 적당히 일머리는 필요한데 진짜 그냥 전혀 거슬리지 않는 기본 수준이고 힘만 쓰면 된다.
그 차이이다.
근무일로 따지면 공산품하고 DMO는 비슷하게 했던 것 같다. 2~3년 정도였던 것 같고 택배상하차는 단기였다. 기억은 잘 안 나는데 2~3개월 정도였던 것 같다.
수치상으로는 가장 힘든 게 택배물류상하차인 것 같다. 근데 여기사 공산품을 갖다 대니까 이게 쉽게 선택이 안된다.
그래도 몸 나가는 정도가 어나더레벨이라서 객관적으로 '택배물류상하차'가 힘든 알바 1위로 선택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몸 나가는 정도 3위는 상대적으로 공산품이다. 자연스레 2위는 DMO이다. 근데 공산품... 뭐 해보면 알겠지만 생각지도 못한 거대한 것을 운반하는 일이 있을 거다. 이건 혹시라도 공산품 알바 해볼 사람들을 위해 선물(?)처럼 남겨두겠다.
어차피 다 적으려면 하루종일 적어도 모자라기 때문에 지금도 글이 너무 길어서 이쯤 마무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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