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다단계에 빠진 사람을 찾아보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나는 지인 중에 실제로 다단계에 빠진 사람이 있었다. 아무리 말려도 듣지 않을 정도이고 그 사람이 원체 권위적이고 스스로 원칙주의자라고 말할 만큼, 큰 착각에 빠져있는 사람이라 어차피 말도 안 들어먹을 건 알고 있었어서 그 이상 말리기도 힘들었다.
다단계에 제대로 빠져서 나름 높은 계급까지 올라갔는데 얻는 수익은 어쩌다가 알게 되었는데 몇 십만원 정도였다. 주말도 안 쉬고 다단계 회사에 출근했고 계급도 높았는데 몇 십만 원 들어오는 게 전부라는 것이 사실은... 놀랍지도 않았다. 그럴 것이라 이미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스스로를 원칙주의자라고 말하지만, 자신에게 유리한 거짓말을 일삼는다는 건, 정말 가까운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부분이었다.
인연을 끊고 싶어도 가족과 연관이 있어 끊을 수도 없는 관계였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정말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면 당장이라도 인연을 끊고 싶은 존재였다.
그 사람은 다단계를 주변 사람들에게 워낙에 요구하고 다녔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거절하고 화를 내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 사람이 화를 낸 자신의 친구를 보고는 불쌍하다며 뱀이 어떻게 용의 뜻을 알겠느냐는 뭔 개똥 같은 소릴 하더라.
다단계는 무조건 '가까운 사람들'이 첫 타깃이다. 그게 가장 빠르기도 하고 또 위에서도 그런 식으로 끓어드리는 걸 노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다단계에 빠진 사람은 자신의 권유를 거절하면 멍청한 인간이라며 욕한다. 가입을 하고 안하고는 자유인 것인데 정상적인 사고 판단 역시도 흐려지게 만들며 애초에 그런 정상적인 사고가 아닌 사람들이 잘 빠지기도 한다.
실태를 알고 싶었다. 몇 번이고 권유했었고 그냥 와서 교육만 받아보라는 식으로 주변 사람들, 친구, 가족들, 친인척... 다 꼬드긴다.
실제로 갔었던 사람들도 있는데 미쳤다고 하더라. 다단계에 빠진 그 사람은 워낙에 완고한 사람이라 차마 말은 못 해주고 따라간 지인들도 실태를 보기 위해서 갔었던 것이라 한다. 근데 정말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한번 가봤다. '놀라웠다.' 사이비 종교의 뉘앙스와 비슷했다.
강의실이 있었고 그 강의실에서 '다단계 회원들끼리 브리핑'을 한다.
어떤 분위기냐면, 브리핑하는 사람이 앞으로 나와 어떤 말이든 뭔가 긍정적이고 희망찬 그런 이야기를 준비한다. 일에 관한 내용은 아니다.
브리핑 하는 사람이 뭐만 한마디 하면 바로 '와하하하하!', '짝짝짝짝!', '네!!'라며 흡사 자신감 키워주는 학원 마냥, 엄청난 반응을 한다. 나는 마치 사이비 종교 집단처럼 느껴졌다.
아... 그랬구나. 이 사람이 다단계에 빠진 이유가 '이것'이구나...
원체 남의 이야기는 잘 안 듣고 '자신의 잣대를 설교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참고로 이 사람은 나이가 많다. 하지만 젊은 시절부터 그랬었다.
이 얼마나 좋은 환경인가.
내가 말하면 사람들이 다 박수를 치고 호응해준다. 뭔가 그런 식으로 심취하게끔 만드는 것 같았다.
내용은 실상 알맹이도 없고 앞서 말했듯이 일에 관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브리핑하는 사람은 본인의 생각들을 적어와서 그걸 앞에서 발표할 뿐이고 앉아있는 사람들은 이것에 대해 마치 공산당처럼 호응을 해준다.
그 호응은 절대로 우러나오는 호응이나 예의상 해주는 호응과는 거리가 멀다. 직접 보면 바로 이해가 될 텐데 아쉽다. 느낌이 아주 다르다. 사이브 종교의 느낌이 강하다.
결국 다단계의 기반도 사이비 종교인 것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무서웠다. 무서운 공간이었다. 강의실 밖에 있는 어떤 사람이 실실 웃으면서 자꾸 강의실 안으로 들어오라 권했다. 나는 완강히 거절했지만 적대시하진 않았다. 분위기가 매우 싸해질 것 같았어서 최대한 웃으면서 거절했다.
이 사람이 이런 곳에 빠져있었구나...
거의 10년 정도 빠져있었다. 그동안 빚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생활비를 못 버니까 계속 빚을 졌던 것이다.
다단계에 빠진 사람? '설득 못한다.'
스스로가 깨우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전문가에게 상담을 억지로 받게 한다? 되겠냐 그게...
애초에 빠진 이유가 자신의 신념을 넘어서 어떤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빠지는 건데 스스로가 깨우치지 않는 이상은 치료될 수 없다.
이 사람은 빠져나왔다. 오랜 시간이 걸렸고 빠져나온 이유는 하나였다.
'돈을 잘 벌게 되어서.'
기적 같은 일이라 할 수 있다. 이 사람은 앞서 말했듯이 나이가 한두 살이 아니다. 당시 50대였다.
빚이 너무 많아져서 더 이상은 감당이 안되었던 것이다. 가족들도 있고 자녀들도 있는데 계속 다단계에 출근하며 알바비 정도 받는 것으로 생계유지는 불가능했던 것이다.
이건 확인을 못했는데 부인한테 듣자 하니 빚이 10억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른 일을 할 수밖에 없던 것이다.
어찌어찌해서 운 좋게도 좀 힘들고 질은 안 좋은 일이지만, 취업을 하게 되어 다단계 회사는 그만두게 된다. 물론 이후에도 물어보면 답은 다단계가 답이라 말하고 몇 년간은 완전히 끊지 못하고 계속 다단계 상품들 사용하고 인간들 정보 빼주고 그랬다.
근데 정말 기적적으로 새로 하게 된 일이 성과가 아주 크게 나기 시작했다. '영업'이었고 인센티브가 큰 일이었다. 이 사람은 굉장히 공상이 많다. 좋게 말해서 이상이 높다고 말하는데 객관적으로 볼 때 공상이다.
언제나 현실이 아니라 먼~~~ 미래의 일을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다단계가 정말 잘 맞았던 것이다. 근데 당장 현실에서 바로 돈으로 직결되는 영업을 하면서 정말 재수 좋게 잘 맞아떨어져 돈을 크게 만진 것이다.
점점 더 노력한 만큼 받게 되는 인센티브가 커지고 어차피 빚도 10억이나 되어서 회생 불가였기에 그 사람은 이 영업일에 목숨을 바친다.
1년 동안 쉬는 날이 단 12번 정도로 미친 듯이 일을 했고 지금은 빚도 다 갚고 조금은 여유가 생겼다. 이제는 다단계... 보지도 않는다.
10년 동안 맹신했고 그만두고 나서도 몇 년을 빠져있던 일인데 직접적으로 눈에 보이는 돈을 많이 만지게 되니까 그제야 '빠져나오더라.' 지금은 다단계 아예 상종도 안 한다.
결국 답은 '현실'이다. 뭐든 현실을 느껴야만 빠져나올 수 있다. 그래서 현실감각이란 게 참 중요한 것이다. 현실감각이 없으면 삶이 망가지는 건 '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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