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경'은 '팽헌'의 목젖을 가리키며 성격이 급해 일을 망친다며 주의하라 한다. 관상학에서 목젖이 크게 튀어나온 것(일반적으로 나온 것 말고)은 해석에는 조금 차이는 있을 수 있어도 썩 좋은 관상으로 보지 않는다.
내경이 우려하던 대로 팽헌이 '한명회'의 계략에 걸려들어 '수양대군'을 칠 계획을 수양대군에게 폭로한다.
내경의 아들 '진형'의 눈에 상해를 입혀 실명하게 만든 것은, 진형이 김종서의 '황표정사'에 대해 고해서 김종서가 이를 알고 진형의 눈물 멀게 하라는 지시를 한 것이 아니라 모두 '한명회'가 꾸민 일.
이 계획에 팽헌이 걸려든 것이다.
하지만 팽헌은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간과하고 있었는데 '김종서'가 죽게 되면 모든 게 망하고 또한 '자신의 목숨'까지도 위태로워진다는 것을 몰랐던 것.
여기서 맹점은, '무지'에서 온 실수로 볼 수도 있지만, 내경이 목젖을 가리키며 성질이 급하다는 것과 연관이 깊다.
최소 팽헌이 내경에게 이를 고하기라도 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분노를 참지 못하고 곧바로 수양대군에게 달려간 것이다.
즉, 영화의 주된 주제가 '관상'인 것처럼, 관상에 따른 전개를 보여주었다.
수양대군은 군사를 이끌고 먼저 김종서를 치고 궁을 점령하여 끝내 왕의 자리에 오른다.
내경은 자신의 아들 '진형'을 살리기 위해 길을 떠나는 수양대군 앞에 나타나 아무것도 모르는 철없는 놈이라며 목숨만 살려달라 호소한다.
내경이 수양대군의 관상을 볼 때, '완전한 역모의 상'이자 '자비란 없다.'라는 평을 직접 했기 때문에 수양대군이 자비를 보여줄 리 없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들을 살리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수양대군은 내경의 공을 생각해 아들을 살려주기로 하지만, 생각해보니 괘씸하여 끝내 아들을 활로쏴서 죽인다.
이후 수년이 지나고 '한명회'가 '내경'을 찾아오는데 한명회의 요청으로 내경이 한명회의 관상을 봐준다.
"당신 목이잘릴 팔자요."라고 말하지만, 영화에서는 한명회의 목이 잘리는 장면은 보여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의 바탕이 된 역사 기록에는 '한명회는 부관참시'되는 것으로 나온다.
부관참시는 쉽게 말해 죽은 뒤에 큰 죄가 드러난 사람에게 극형을 주는 일이다.
즉, 실제 역사 기록에는 한명회는 '부관참시되어 목이 잘린다.'
영화에서 '한명회'에 대한 이 같은 내용은 두 가지의 메시지가 있다고 보는데 영화 처음 시작할 때 어떤 노인이 한 명 나온다. 그 노인이 바로 '한명회'이다.
한명회는 내경의 말을 듣고 목이 잘리지 않기 위해 안위를 매우 주의하고 적을 만들지 않으려 매우 노력했다.
그렇게 노인이 될 때까지 왕을 4명이나 모시며 끝까지 살아남는데 한명회가 이런 말을 한다.
"목이 잘릴 팔자라 했지만, 내 목은 붙어있다. 결국 관상이란 건 틀린 거야"
이건 영화에서 '관상'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준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관상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하지만 '참고'는 할만하다.
다소 극단적이긴 하지만, 한명회는 내경이 봐준 관상을 참고로 목이 잘리지 않기 위해 극단적으로 노력했다. 이는 관상을 너무 '맹신'한 것이지만, 영화가 한명회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부분과도 일맥상통하다.
반면, 앞서 말했듯이 실제 역사 기록에서의 한명회는 결국은 목이 잘렸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한명회가 목이 잘리는 씬은 나오지 않는다. 즉, 관상학을 어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일목요연함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내경은 "그냥... 수양은 왕이 될 사람이었단 말이오. 나는 사람의 얼굴을 봤을 뿐, 시대의 모습을 보지 못했소...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만 본 격이지... 바람을 보아야 하는데... 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인데 말이오."라고 만드는데 이 말의 의미는 사람의 운명은 타고났으나, 그 운명은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즉, 자신의 운명은 참고하되 시대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는 것으로 비친다.
운명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도 같다. 결국 인생이 바뀌는 것은 '시대를 읽는 것'이다.
현실 감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연홍'이 무얼 그리 보고 있냐고 내경에게 묻는다. 그러자 내경은 세상을 보고 있다고 답한다. 만감이 교차하는 눈빛으로 파도를 보다가 영화는 끝이 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정면으로 바라보지 못한다는 건, 무지함과도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영화 관상은 관상에 대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내포하고 있는 메시지 역시도 멋지게 담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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