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라떼 이야기가 좀 많겠다. 물론 군인 월급에 대해서는 정리를 해놓겠다. 우선 처우가 많이 좋아졌다는 게 느껴지는 것이 병사 봉급 추이이다.
새삼 놀랍다. 물론 라떼보다도 이전에는 라떼가 오히려 많이 받는 것이었겠지만, 사실 병사 봉급은 많은 변화가 없던 게 사실인데 와... 급격하게 올린 순간들이 있고 현재로서는 정말 대단히 많이 올랐다.
우선 군인(병사) 월급 표 부터 정리하고선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아래는 '병장'의 월급이다.
2014년 | 2015년 | 2016년 |
149000원 | 171400원 | 197000원 |
2017년 | 2018년 | 2019년 |
216000원 | 405700원 | 405700원 |
2020년 | 2021년 | 2022년 |
540900원 | 608500원 | 676100원 |
2023년 | 2024년 | 2025년 |
1000000원 | 1250000원(+내일준비지원금 40만원) | 1500000원(+지원금 55만원, 예정) |
와 미친... 그간 오른 것도 놀라운데 2023년 100만원에 2024년에는 총합 165만원... 2025년은 아직 예정이지만 총합 205만원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와... 대박이네... 예전과 비교하면 군복무에 대해서 상당히 보상을 받는 셈이다. 물론 관점에 따라선 다를 수 있겠지만 정말 일생에 단 한번 밖에 없는 황금기 중에서도 황금기인 20대 초반 중에서도 극초반에 군복무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고 이 정도면 정말 대단하다고 느낄 수도 있고 그러하다.
실제로 군복무에 있어서도 10~20만원 가지고는 생활이 힘든 게 사실이다. 내가 군복무를 했던 게... 아마도 07년인가 09년인가 그랬던 것 같은데 아마 09년이었던 것 같다.... 어... 아닌가... 대학교 가서 1학년만 다니고 군대 갔으니... 08년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어쨌거나 내 기억에 라떼 병장 월급이 10만원이었다. 10만원 가지고 기본적으로 필요한 뭐 방한 장갑, 마스크, 핫팩 등등만 사도 다 떨어지고 간식 좀 사 먹으면 아예 사라진다.
즉, 기본적인 생활 자체도 안되었다는 얘기다. 이걸 꾸역꾸역 군인 통장에 얼마 또 넣어서 모은다. 얼마씩 넣었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1~2만원 정도였던 것 같다.
그렇다고 이게 뭐 물가하고 맞아떨어졌느냐, 그게 아니었다. 그냥 군인 월급이 적었다. 사실상 없는 셈이었다. 용돈 조금 받는 정도였다.
2018년에 이제 갑자기 뛰었는데 아무래도 정권이 바뀌면서 뭔가 있었거나 아무튼 정치 관련으로 뭔가 있었겠지. 이번에 2025년 계획도 최저임금 수준으로 올린다는 대통령의 계획이라고 알고 있다.
어쨌거나 2017년에 병장 월급이 216000원 이었는데 2018년에 껑충 뛰어서 405700원이 되었다. 이때 뭔가 마찰이 있었는지 2019년에도 405700원으로 동결된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2020년에 또한번 큰 폭으로 껑충 뛰어서 540900원이 되고 2021년에는 정석으로 올려 540900원이 되고 이는 2022년까지 이어지지만, 2023년에 1000000원이 되어버린다. 와... 라떼를 생각하면 솔직히 40만원도 기절초풍인데 백만원이라니.... 이건 저축도 넉넉하게 되잖아 후달달...
이병도 68만원이다. 2025년에는 예정이지만 205만원... 와 나로서는 이게 와닿지가 않는 정도이다.
뭐 2025년은 예정이니까 넘기고 2024년은 지원금 빼도 125만원이라... 세상 참 많이 변하긴 했는데 라떼를 생각해 볼 때 나는 사실 일반 보병이 아니라 '공병'이었다.
그래서 보병과는 조금은 일과나 일정이 다르다. 보병도 잡일을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지만, 비교적 훈련이 많은 걸로 안다. 근데 공병은 진짜... 공사판에서 일하는 것과 똑같고 잡다한 일이 정말 많다.
보병은 행군이 많고 공병은 잡일이 많은 대신 행군이 좀 적다. 공병으로 지내면서 건물도 부셔봤고 부순 잔해들 200계단 아래로 릴레이 운반도 했었고 타 부대 공사 지원도 가고 바닥 까는 공사도 다 해주고 미장도 해보고;; 막일은 거의 다 해본 것 같다.
그렇게 공사 나가면 밥도 그냥 차에다가 짬밥 실어다가 흙먼지 다 날리는 곳에서 그냥 앉아가지고 흙도 먹고 건물 철거할 때는 마스크 착용해도 나중에 벗어보면 마스크 안쪽과 입 주변이 완전 석탄이랑 똑같은 색깔로 아주 새까맣게 칠해져있다.
내 살아생전 어디 꿰맨 적은 단 한 번도 없는데 군대에서 폐기물 작업하다가 싱크대 모서리에 베여서 10바늘도 꼬메봤다. 그때 인간의 살이 얼마나 연약했는지를 알게 된 날이었다. 슬쩍 베였는데 마치 스테이크 칼로 썰듯이 샥~ 하고 깊게 베여있었다.
피부가 약한 편이라 자외선 노출에 약한데 뙤약볕에 장시간 노출을 밥 먹듯이 하다 보니, 얼굴에 점도 한가득 생겼다. 그렇게 생활했는데 나의 월급은?! '10만원+짬밥+춥고 덥고 냄새나고 불편한 내무실' 끝.
아! '보급품'도 있다. 공용 세제와 건빵과 맛스타 뭐 이런 정도? 군복도 있겠고.
그렇게 21살~23살까지 황금 같은 나이에 군생활을 하고 온다. 예전에는 3년, 4년이었다는데 정말... 와... 생각만 해도... 그때 태어나지 않은 게 어디냐... 하며 스스로 심심한 위로를 하던 기억도 지금 스멀스멀 난다.
근데 이게 이제 많이 좋아져서 '정상화'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항상 그렇지만, 불필요한 것, 부정한 것에 빠지는 비용을 줄이고 이렇게 장병들 월급 정상화 하는 게 더 먼저지...
그게 이제야 이루어지는 것 같아 참으로 뭔가 뭉클한 것 같다.
"라떼는 이랬어! 어디 불평이야!" 이게 아니라 나아지고 있다는 것만 봐도 뭔가 뿌듯한 것 같다. 물론 왈가왈부 말은 많겠지만, 내 생각엔 어찌 되었건 장병들의 월급 개선은 무조건 필요한 게 맞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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