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갈등이 갈수록 지긋지긋하고 힘듭니다."
conflict with mother QnA
고민
저는 30대 중반의 남자입니다. 엄마하고 갈등이 너무 잦아서 이제는 정말 미칠 정도로 힘이 듭니다.
물론 제가 한심하겠죠. 그리고 한심합니다. 근데 이런 생각을 자꾸 들게 하는 것도 정말 지칩니다. 세상을 떠나고 싶을 만큼 말이죠...
제가 30대 중반인데 아직 결혼도 못하고 취업도 못한 상태입니다. 네, 알아요. 이 부분에서 벌써 반감 가지시는 분들 계시겠죠.
저의 문제이긴 해도 저는 계속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하고 그러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또, 문제인 걸 알기에 더욱이 고심하며 살고 있고요.
근데 엄마는 저를 너무 필요할 때만 찾으십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방해도 많이 하고 필요할 때만 찾으시고 저를 아주 못난 사람으로 만들어버려요.
제가 일거리나 일자리를 찾고 있을 때나 언제나 갑자기 오셔서 어디 여행 가자며 매번 저를 통해 외로움을 달래시려고 해요.
근데 저는 그럴 상황이 아니고 저도 너무나 힘겹습니다.
처음에는 그래도 엄마인데 또 엄마도 얼마나 심심하실까... 이해하며 차 타고 가자시는 곳 다 가고 그랬습니다. 근데 그게 아무 소용이 없더라고요.
저의 입장이나 제 생각은 전혀 안 하시고 매번 이러십니다.
당일에 면접이 잡혀서 면접 갈 준비하고 있는데도 갑자기 오셔서 어디 놀러가자십니다. 저는 면접이 있어서 안된다고 어제 말씀드리지 않았냐고 하면 면접 가기 전에 바람 한번 쐬고 가라십니다...
못 간다 말씀드리면 뭣도 없는 게 혼자 바쁘다면서 구시렁대시고 가시죠...
이게 하루 이틀이 아니니 정말 돌아버리겠고 말을 해도 전혀 달라지시는 게 없습니다. 그러면서 뭐만 있으면 전부 또 제 탓을 하십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잠자시다가 더우셔서 깨셨나 봅니다. 그러더니 대뜸 제 방을 와서는 보일러가 켜져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집이 더운 게 제가 보일러를 켜서 그런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합니다.... 매번 이런 식입니다. 정말 화가 치밀어 오르고 남들한테는 또 저 때문에 힘들다며 저거 나중에 어쩌냐는 식으로 또 걱정과 동시에 제 흉을 보십니다.
진짜 아무리 부모님이지만 엄마 때문에 너무나도 힘듭니다... 정말로 죽고 싶을 정도로 말이죠...
그러면서도 본인 필요할 때면 언제나 저를 찾습니다... 그냥 물건처럼 한번 쓰고 버리듯이 말이죠...
독립을 해야 하는데 독립을 못하는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기도 하고 정말로 너무 지칩니다...
필요가 있어야만 부모 자식 관계가 형성되는 건가요... 도대체 엄마는 왜 그러시는 걸까요...
답변
부모 자식 간에도 '필요'에 의해 관계가 형성되는 건 맞습니다. 그건 나쁜 게 아니라 되려 좋은 겁니다.
단지 부모 자식이니까, 가족이니까...라는 이유로 모든 걸 무마시키려는 사상이 더 무서운 법이죠.
하나, 상대를 필요로 하는 만큼, 자신도 상대에게 '무언가를 주어야' 그게 바로 상응하는 관계이고 아주 건강하며 좋은 관계가 유지됩니다.
어머님께서는 지극히 '본인 입장만' 생각하고 계시죠. 전혀 상응하는 관계가 아닌 겁니다.
직설적으로 말해 부모 자식을 떠나 그저 아들을 '이용하는 것뿐'입니다.
제가 방금 전에 '부모 자식이니까, 가족이니까'라는 예시를 들어드렸습니다.
어머님과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들은 분명 이런 말을 하실 겁니다.
"부모가 자식한테 그 정도도 못하냐?"
아무것도 주는 것 없이, 그저 '부모 자식 간'이니까 라는 이유로 모든 것이 무마됩니다.
아무리 부모라도 '나를 너무나도 힘들고 지치고 죽고 싶게 할 만큼' 만드는데 그게 어찌 부모 자식이라 할 수 있겠나요.
적어주신 내용처럼 어머님은 그저 질문자님을 하나의 도구로써만 대하고 있습니다.
'자식'이라는 도구 말이죠.
이를 해결하려면 '이해를 바라면 안 됩니다.'
부모는 언제나 부모의 입장에서만 자식을 바라보게 됩니다.
하지만 자식이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 그 편견이 하나둘씩 깨지는데... 돌려 말하지 않겠습니다.
질문자님의 어머님 같은 타입은 자식이 변화를 보여줘도 '변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질문자님이 성공을 하시더라도 표면적인 태도는 바뀔 뿐, 근본적으로는 바뀌지 않는 타입입니다.
해서 어머님을 이해하려 하거나 어머님의 이해를 바라선 안됩니다.
그렇다면 이 관계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답은 하나입니다.
'독립'
무리를 해서라도 독립하셔야 합니다.
어머님은 이미 나이가 많이 드셨습니다. 질문자님이 30대 중반이시면 어머님 나이 때가 60대 이상은 되실 겁니다.
그 나이 때부터는 안 그래도 굳어져 있는 사고가 더 굳어지는 시기입니다.
여태껏 그리 살아오신 것이고 이건 나이를 탓하는 게 아니라 저나 질문자님이나 누구나 다 그렇게 됩니다.
이 잔인한 현실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상처 입어가며 자기 나름으로 생존한 방식이 있고 그 고생을 하며 살아왔는데 더 이상의 변화와 발전, 새로운 방침을 세우기란... 벅찬 일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질문자님도 지금 너무나도 힘드시죠.
이 과정을 모두 겪고 이겨내며 나이 들었는데 그런 나를 보고 또! 바뀌라 합니다. '니깟게 뭔데'라는 마음이 먼저 들겠죠.
말하자면 어머님과 질문자님은 '같은 생활공간에서 살아갈 수 없는 상태'입니다.
부모님 댁이니 질문자님이 나가시는 게 맞고 독립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지금 많이 늦은 것이죠.
현실적으로 여유가 안되어도 대출을 하던, 좀 안 좋은 집에 살건, 차를 팔건, 어머니가 안쓰럽던, 뭐던... 무리를 해서라도 독립을 최우선으로 두셔야 합니다. 그것만이 답이자 해결책입니다.
이후에 발생되는 문제가 바로 진짜 '질문자님의 능력'입니다.
그렇게 무리해서 독립을 했는데 유지를 못한다면 그게 바로 진짜 문제인 겁니다.
그렇게 살아가며 진짜 문제들을 마주하게 되고 어찌 해결해야 할지 고심하고 노력하게 되는 겁니다.
지금은 어머님이란 틀 안에서 '내가 아니라 어머님의 인생을 보며 고심하고 계시는 겁니다.'
본인의 인생에 대한 고뇌로 시간을 쓰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걸 알려면 현재 상태에서 독립이 무조건 필요합니다.
어머님과의 관계에 대한 해결도 마찬가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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